육아맘의 하루, 일정을 다시 정리해봤어요

육아도 똑똑하게 AI 도움으로

 

 

육아 중인 엄마의 하루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아이가 언제 컨디션이 나빠질지 모르고, 외출 일정이 갑자기 바뀌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계획해도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어, 아예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돌보면서도 나의 시간과 해야 할 일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일정 정리의 방식 자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메모 앱이나 캘린더를 활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그걸 열어보고 일정을 입력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울고, 집안일이 밀리는 상황 속에서 일정을 정리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완벽하게 계획하는 것'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활동을 정리하는 것'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블록으로 나눈 하루의 구조

저는 하루를 고정된 시간대로 나누고, 각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의 유형만 지정해두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실제로 운영하는 시간 블록 구조입니다:

• 오전 9시~10시: 아침식사, 아이와 아침 루틴
• 오전 10시~12시: 아이와 놀이, 블로그 주제 아이디어 정리
• 오후 12시~3시: 점심 준비, 집안일, 산책
• 오후 3시~5시: 아이 낮잠 시간, 블로그 글쓰기, 업무 정리, 가벼운 운동
• 오후 5시~9시: 가족 저녁시간, 아이 목욕, 취침 준비
• 밤 9시 이후: 개인 업무 집중, 다음 날 일정 검토

이처럼 하루의 흐름을 기준으로 구획을 나누면 세부 일정이 변경되더라도 전체 구조가 무너지지 않아 심리적인 부담이 줄어듭니다. 일정이 조금 어그러져도 '다음 시간 블록에서 다시 조정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 관리 도구는 보조 수단

시간 블록 구조가 자리잡은 후에는 간단한 도구를 더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종이 플래너, 스마트폰 메모장, 캘린더 앱 등 다양한 도구가 있지만, 저는 현재 구글 캘린더와 리스트 앱 두 가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캘린더에는 하루 일정 블록을 반복 설정해 놓고, 전날 저녁에 알림이 오도록 합니다. 리스트 앱에는 당일 처리해야 할 일 세 가지만 입력합니다. '할 일'을 과도하게 늘리면 오히려 실행률이 떨어졌기 때문에, 적은 수의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도구 활용으로 우선순위 정리

요즘은 인공지능 도구를 일정 관리에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이 겹치거나 우선순위가 애매한 날에는 ChatGPT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오늘 일정 중 우선순위를 정리해줘. 1순위, 2순위로 구분해서." 그러면 객관적으로 정리된 순서를 제시해 줍니다. 이는 혼란스러운 날에도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전략이 됩니다.

또한, 주간 단위로 일정을 조정할 때는 "이번 주에 처리해야 할 일 중 중요도 순으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일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리스트를 구성해 줍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제가 하지만, 선택지를 좁혀준다는 점에서 실용적입니다.

일정 정리의 기준은 '하루 한 가지' 완수

일정 계획의 핵심은 모두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기준을 하나 정해두고 그것만은 지키는 데 있습니다. 저의 경우 매일 아침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를 먼저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블로그 글 한 편, 어떤 날은 병원 예약, 어떤 날은 집안 정리처럼 작지만 꼭 필요한 일 한 가지를 완료하면 하루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일정에 포함시킵니다. 짧게는 10분 산책, 가볍게 차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라도 하루 루틴 속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포함되면 일상이 한층 단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 마무리 루틴과 다음 날 준비

매일 저녁에는 오늘 놓친 일, 잘한 일, 다음 날로 넘길 일을 간단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3줄 일기처럼 짧게 메모만 해도 그날 하루의 흐름을 되돌아볼 수 있고, 그 기록이 쌓이면 나만의 루틴도 더욱 견고해집니다.

이 루틴은 예상치 못한 일로 하루가 무너졌을 때도 다시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일정 정리의 진짜 목적은 일정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흐름과 중심을 잃지 않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육아 중에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날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의 방식과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간 블록 구조, 하루 한 가지 목표, 나만의 루틴을 정립하는 방식은 육아와 업무, 개인 시간을 균형 있게 운영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완벽한 일정이 아닌, 흐트러져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엄마로서, 나 자신으로서 하루를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